열정과 진리, 그리고 눈물의 사람,
하나로드림교회 목사 송혜연
“내 동족을 외면한다면
과연 내가 주의 일꾼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결단했죠.”
글 임지현 | 사진 최승대
열정, 진리 그리고 눈물. 묵직하지만 뜨거운 세 단어를 연상시키는 성직자를 만났다. 1998년 첫 탈북 이후, 7년 동안 중국에서 성경을 100번이나 읽으며 신앙을 키운 하나로드림교회 송혜연 목사는 북송당하는 위기 속에서도 신앙을 놓지 않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더 처절하게 기도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 없이 북한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고 있다. 그녀의 기도는 마중물이 되어 하나로드림교회 남북한, 중국의 성도들이 모두 마음을 모았다.
"현장에는 30여 명, 온라인으론 70여 명이 모여 총 약 100명의 성도가 함께 기도하고 있어요. 코로나-19로 모든 활동이 멈췄을 때, 온라인 사역을 가장 먼저 시작했어요. 성도들을 대상으로 한달 내내 교육해서 온라인 기도회를 열었죠."
북한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송혜연 목사는 직접 유튜브와 줌 등 온라인 플랫폼을 공부해 성도들에게 사용 방법을 가르쳤고, 새벽마다 온오프라인 동시 기도회를 열어 대한민국과 중국에 있는 탈북민, 남한 성도들과 함께 뜨겁게 기도한다. 중국 내 성도들의 예배를 향한 순수한 열망은 오히려 남한의 성도들에게 도전을 주기도 한다.
송 목사가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통일의마중물TV’의 구독자는 3천 명을 훌쩍 넘어섰다. 수년 전부터 콘텐츠를 직접 기획해 제작하고 있다. 업로드된 영상만 지금까지 약 200개에 이른다. 송 목사의 사역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교회 차원의 사역을 넘어, 한 달에 한 번 탈북민 설교자를 세워 200여 명의 성도가 참여하는 남북연합기도회를 연다. 지금은 북한 각지를 공부해가며 매주 특정 지역을 지정해 지역 소개 후 최근 소식을 전하며 구체적인 기도 제목을 나누고 있다. 이 모든 활동을 동시에 하는 송혜연 목사는 과연 '열정의 사람'이다.
송혜연 목사는 처음부터 북한 사역을 생각하고 신학의 길로 들어선 것이 아니었다. 북에서 부유하게 산 탓인지, 북한 주민의 굶주림에 대한 온전한 이해와 공감이 없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신앙생활 중 만난 한 전도사님이 '송 자매가 할 일이 있기에, 하나님께서 부르셨다'는 말을 건넸고, 동포를 향한 부름을 받았다.
"기도 중에 '네 동족을 외면한 네가 죄인이다'란 말을 들었어요. 외면하고 싶었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을 외면할 수 없었어요. 북송당하고 한국에 건너올 때 서원기도를 했거든요. '한국에 무사히 가게 하시면 주의 일꾼이 되겠다'고요. 내 동족을 외면한다면 과연 내가 주의 일꾼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결단했죠. 내 동족을 위해 울 수 있는 목사, 북한 사람을 위해 더 낮아지고 섬기는 목사가 되어야겠다고요."
송혜연 목사는 지금도 북한을 위해 기도할 때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그 울부짖음은 곧 북한 주민을 향한 섬김으로 자태를 드리운다. 2014년에 시작한 비영리 민간단체 '하나로드림'이 눈물의 결실 중 하나다. 북한 내 성도 지원과 중국 내 탈북민 전도 및 후원 등의 사역을 위해 설립된 하나로드림공동체는 올해로 8년째, 섬김의 소명을 꾸준히 감당해오고 있다. 송 목사는 하나로드림 공동체원들에게 '부자가 되는 꿈이 아닌, 부자가 되어 많이 나누는 꿈을 꾸자’고 강권한다.
"지금은 정기회비를 내는 회원만 120명이에요. 후원자를 탈북민 학생이나 탈북민 2세와 연결해주고, 물질과 기도로 후원해주고 있어요. 먼저는 우리 교회 성도들 모두가 함께하고 있고, 나누는 데서 오는 기쁨을 누리고 있죠. 탈북민 구출 사역도 많이 했어요. 구출 이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분들도 많이 봤는데, 때마다 목사로서 회의감이 들기도 했죠. 그래서 적응도 돕고, 무엇보다 진리를 따라 옳은 길로 가는 삶도 제시합니다."
이 모든 사역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웅변상을 탈 정도로 암기력이 탁월한 송혜연 목사는 그 어떤 자격증도 어렵지 않게 땄다. 목사고시도 한 번에 합격해 대형교회에서 담당 목사로 초빙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탄탄대로의 목회 길을 걷던 중, 같은 동네에 거주하던 탈북민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몇 날 며칠을 잠에 들지 못했다. 주변 이웃에게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한 안타까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열흘 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밤낮으로 기도했고, 결국 대형교회 초빙을 마다하고 동네에 교회를 개척했어요. 개척교회다 보니 재정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천장에서는 물이 떨어졌고, 정말 가난하게 살았어요. 안 되겠다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죠. 그러다 '딱 3년만 열심히 사역해봐야겠다, 딱 3년만.'이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어요. 100세 인생에 3년의 세월이면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3년 동안 쏟은 열정과 눈물의 열매는 달디달았다. 곧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서로가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고 안아주며 북한을 위해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는 공동체가 형성됐다. 탈북민 지원과 구출, 기도 사역에 앞장서는 하나로드림교회는 영혼구원을 숙명으로 여기며 매일 새벽마다 모여 간절한 마음을 나누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에 힘을 보태는 송혜연 목사는 언젠가 통일되면 내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기보다는 북한 주민의 마음을 위로하는 사람, 같이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더불어 수많은 눈물의 사람이 북한으로 건너가 그곳을 섬기는 위로자가 되어주길 바란다.
긍휼의 마음으로 낮아지기를 멈추지 않고, 서로를 세워주는 사람을 꿈꾸는 송혜연 목사의 열정과 진리, 눈물을 위해 함께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