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우리아이) M(미디어) Safety(안전여행)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를 구하라


권장희 사단법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I(우리아이) M(미디어) Safety(안전여행)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를 구하라


권장희 사단법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권장희 (사단법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권장희 (사단법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스마트폰은 우리 아이를 스마트하게 할 수 있을까요?

‘디지털 원주민’, ‘포노사피엔스’... 등의 말들이 넘쳐나면서 우리 아이 손에 있는 스마트폰이 마치 우리 아이를 더 똑똑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인 것처럼 미화되고 오해받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하고, 세상의 모든 정보와 재미에 접근하는 가상 세계의 출입문을 여는 손에 쥔 만능열쇠 같습니다.


그러나 아이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이 우리 아이 두뇌 발달을 방해하고, 심지어 병들게 하고 있는 과학적 진실은 잘 알지 못합니다. 2016년 10월 미국소아과학회는 ‘3세 이하에는 절대로 스마트폰이나 TV에 자녀를 노출시켜서는 안된다’고 권고문을 발표했습니다. 2020년 3월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서도 영유아기에 언어발달과 인지발달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미디어 사용 제한에 대한 권고문을 발표했습니다.


2019년 4월 2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 첫 가이드라인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습니다.


“2-4세 어린이는 하루 1시간 이상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화면을 지속해서 봐서는 안 되고, 1세 이하는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화면에 노출되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은 물론 텔레비전과 게임기 사용 시간도 포함된다.”


이러한 전문가 그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모들은 육아할 때 편하다는 이기심,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명분, 아이가 떼를 써서 어쩔 수 없다는 체념 등 여러 이유로 지금도 영유아기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1. 위험을 위험으로 인식하라


왜 그 많은 전문가그룹이 어린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노출시키는 것을 위험하게 보는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스마트폰, 우리 아이 두뇌의 70%가 정지된다!

두뇌 속에 살고 있는 운동난쟁이 호문쿨로스(homunculus)를 아시나요? 신경과학자 와일더팬필드 박사는 두뇌의 운동, 감각 영역은 양손으로 30%, 입과 혀로 25%, 양발로 15%의 연결점을 가진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니까 영유아기와 유소년기 두뇌의 발달은 70%가 연결된 손과 입과 발을, 움직임을 통해 일어납니다.

 

아이들이 놀이할 때,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끊임없이 재잘거리고, 발로 뛰어다니는 것은 두뇌의 70%를 연결하여 발달시키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나 TV를 보고 있는 아이는 입을 움직여 말을 하지 않습니다. 손을 움직이지도 않고, 발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이 두뇌의 70%를 꺼놓아 발달이 일어나지 않도록 묶어둔 것과 같습니다.


명심하십시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아이는 지금 아이의 입에 청테이프를 붙이고, 손과 발을 묶어 놓고 있는 상태와 결과적으로 같으며, 이는 두뇌의 70%를 발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자녀의 두뇌 발달을 방해하는 아동학대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둘째, 스마트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주요 원인이다

최근 두뇌 과학은 ADHD가 두뇌의 보상회로 결핍증후군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두뇌에는 행동의 동기를 만들고,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게 만드는 특별한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도파민입니다. 도파민이 부족하면 무기력해지거나,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기 위해 새로운 자극을 찾게 되는데,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 장애는 바로 두뇌가 도파민을 보충하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그래서 ADHD의 치료제는 신경안정제가 아니고 각성제입니다. 과잉행동을 제어하려면 안정제를 투약할 것 같지만, 각성제를 투약하여 두뇌의 도파민의 부족 현상을 약물로 채워주면 산만하고 과잉행동을 할 동기가 사라지게 돕는 것입니다.


문제는 무엇 때문에 우리 아이 두뇌 속에 ‘도파민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가?’입니다. 선천성 ADHD의 경우에는 생물학적 유전자의 문제로 도파민 생산이 부족해진 것입니다. 문제는 생물학적, 유전적 결함이 없는데도 생활 습관에 의해 후천적으로 도파민 결핍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파민을 생산하는 측좌핵은 과도한 자극을 받으면 도파민 수용체에서 도파민을 과잉생산하고, 항상성을 추구하려는 두뇌의 특성으로 인해 측좌핵에 도파민을 조절하라는 피드백 신호를 보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도파민 수용체의 용량이 줄어들게 되어 도파민 결핍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영상 자극으로 과잉 생산된 도파민을 조절하기 위해 공장의 크기가 줄어든 아이들은 영상만큼 강렬한 자극이 없는 일상생활을 할 때는 두뇌가 필요한 만큼의 도파민을 생산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필요한 도파민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자극을 찾아 들고 뛰고, 소리를 지르고, 산만한 과잉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시끄러운 실내 공간에서 누군가와 대화하려면 소리를 질러 말해야 상대방이 듣게 되는 것처럼, 부모가 무심코 보여주는 스마트폰 영상들이 아이들의 두뇌에 강한 자극이라는 시끄러운 신호로 가득 차게 만들고 있어, 우리 아이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마땅히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무절제한 행동을 하는 ADHD 같은 질병을 앓게 됩니다.

 

셋째, 스마트폰, 언어발달을 지연시키는 악당이다.

아이가 말이 트이면 질문을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언어는 생각, 사고의 길을 여는 문입니다. 언어가 발달하여야 생각을 잘하는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그리고 언어는 학습 능력의 원천입니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을 잘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곧 학습 능력입니다. 언어발달이 지체되면 아이가 누려야 할 많은 학습의 기회를 잃게 됩니다. 언어는 의사소통 곧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회성의 기반이기도 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능력은 언어로부터 출발합니다. 적절하게 말하고 쓰면서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고 타인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뇌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 바로 언어발달 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것은 언어발달 지체의 첫 번째 원인이라는 점에서 두뇌에는 치명적인 해를 끼치게 됩니다.


스마트폰의 영상 자극이 우리 아이의 언어발달을 방해하는 이유는 말소리를 듣는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두뇌에는 언어습득 장치가 있어 누구나 예외 없이 모국어를 배웁니다. 그리고 두뇌 속의 언어습득 장치는 외부로부터 말소리가 들어와야만 작동을 시작합니다. 언어발달의 결정적시기에 듣지 못하면 그 어떤 사람도 언어를 배울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아이들은 말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가 없게 됩니다. 결국 언어습득 장치가 작동하는 것을 방해하게 됩니다.


우리 두뇌는 전체 피질 중에 시각 피질이 50%이고, 청각피질은 5%에 불과합니다. 언어발달 시기에 영상을 보고 있다면 두뇌의 에너지를 시각 피질이 대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5%에 불과한 청각피질은 두뇌에서 무시되기 쉽습니다. 반면,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는 소리를 듣고 있다면 두뇌는 시각 자극에 방해받지 않고 모든 에너지를 청각 피질에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습득 장치가 잘 작동하게 됩니다.


스마트폰의 영상이 언어발달을 지체 시키는 이유를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상호관계를 통한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영상물은 쌍방향 소통이 아니라 한 방향 소통이기 때문에 언어발달에는 매우 방해가 되는 환경입니다. 아이가 영상을 보면서 질문을 해도 영상 속의 인물은 즉각 대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영상에서 말하는 소리는 아이의 생각과 직접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서 듣는 소리와 의미를 일치시키지 못합니다. 어떤 부모는 영상을 보면서 아이가 언어를 배운다고 착각합니다. 물론 영상의 소리를 따라 하므로 말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말을 관찰해보면, 상황이나 맥락과 상관없는 말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의미가 없는 소리, 상대방과 연결되지 않은 말들은 진정한 의미의 언어가 아닙니다.


영상물의 노출이 유아들의 언어발달을 방해한다는 주장은 의학적, 임상적으로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카톨릭대학교 김대진 교수는 스마트폰 과다사용자들에게서 두뇌의 언어 연결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뇌 촬영을 통해 확인했고, 아산병원과 남부대학 연구팀은 만 2세 아동 1,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2~3시간 스마트폰에 노출된 유아들은 그렇지 않은 유아들보다 언어지체 위험이 2~3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일본 도후쿠대학연구팀은 스마트폰 과다 사용자군의 두뇌 촬영에서 언어영역에 손상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스마트폰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은 이러한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음을 명심하시기를 바랍니다.


2.부모가 먼저 미디어 절제력을 실천하라!


1996년 이탈리아의 과학자 리촐라티는 원숭이 실험을 통해 두뇌에 거울신경이 존재한다고 주장했고, 2013년 인간의 두뇌에도 동일한 거울신경이 확인되었습니다.


거울신경은 상대방의 행동을 보기만 해도 두뇌의 같은 영역이 반응하는 것을 말합니다. 거울신경은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 고통을 함께 느낄 뿐 아니라 언어습득이나 동작을 연습할 때, 상대방의 행동을 두뇌 속에서 이미지트레이닝이 가능하게 하는 장치입니다.


아들이 아버지와 똑같은 자세로 걷는 모습을 보며 거울신경 원리를 생각해 봅시다. 아들은 아빠가 좋아서 아빠의 걷는 모습을 흉내 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모차에 앉아 지낼 때부터 아들은 아빠의 걷는 뒷모습을 보고 자랐다는 사실입니다.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들의 두뇌 속의 거울신경은 아빠의 걷는 모습을 무의식 가운데 이미지 트레이닝하고 있었고, 이미 두뇌는 아빠의 걷는 방식으로 모형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부부가 닮는다는 말도 거울신경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에게 거울신경으로 연결되어 말투와 태도와 행동, 그리고 감정과 정서까지 닮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족의 식탁으로 자리를 옮겨 생각해 봅시다. 아빠는 밥을 먹으면서 스마트폰을 봅니다. 엄마도 밥을 먹으며 스마트폰을 봅니다. 아이는 밥만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눈은 엄마와 아빠가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것을 주목하며 밥을 먹습니다. 아이는 스마트폰을 하고 있지 않지만, 두뇌에는 거울신경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의 두뇌에서는 엄마와 아빠의 두뇌와 똑같은 스마트폰을 향한 욕망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부모가 지금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를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미디어 절제를 하지 않으면서 자녀들에게 ‘게임 그만해라’ ‘스마트폰 좀 그만 만져라.’ ‘언제까지 TV만 보고 있을래’ 이러한 종류의 말들은 영향력이 없습니다. 이미 아이의 두뇌 속 거울신경을 통해 아이는 미디어의 욕망을 실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아이들에게 ‘책 읽어라.’고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지금 부모를 쳐다보고 있다 싶으면 빨리 책을 펴십시오! 읽지는 않아도 됩니다. 그냥 책 읽는 모습을 전시하십시오. 보여주기만 하십시오. 그러면 자녀의 거울신경은 무의식중에라도 책꽂이로 다가가 책을 꺼내 펴서 읽고 있도록 안내할 것입니다.

거울신경이 우리 부모에게 말하는 것은 자녀에게 원하는 모습을 말하지 말고 잘 보여주라는 것입니다. 우리 가정에서 자녀들이 미디어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먼저 미디어를 절제하며 안전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부모가 제 멋대로 살면, 아이들은 보는 대로 사는 것입니다.”


3. 미디어보다 먼저 부모의 영향력을 키워라


자녀의 미디어 사용에 있어 부모는 어느 정도 개입하고 간섭해야 하는지에 대해 부모들은 많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디어는 단지 오락이나 놀이의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놀이터에 나가 동네 친구들과 놀이하거나 집에서 형제들과 놀이하는 것을 굳이 간섭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미디어 속의 가상현실에서 자녀의 놀이를 간섭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디어를 통해 보고 듣는 모든 것은 두뇌발달과 직접 연결되어 있고, 부모보다도 훨씬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 것은 개입이나 간섭이 아니라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땅한 책무입니다. 쉽게 예를 들면, 낮 시간에 아이들만 있는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를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심야에 술에 취한 동네의 불량배들이 서성이는 놀이터에 아이가 혼자 나가서 놀겠다고 하면 대수롭지 않게 허락하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부모의 바쁜 시간을 할애 받기 위한 ‘대체재 ’나 ‘보모 역할’ 로 미디어를 사용하게 한다는 것은 자녀들을 위험에 노출하는 일입니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언제 게임을 하느냐고 물었을 때, 가장 높은 응답이 부모님이 외출할 때라고 응답합니다. 이것이 가장 위험스러운 사용법입니다.


대다수의 가정에서 미디어를 사용하는 자녀 앞에서 부모는 영향력이 없습니다.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자녀와 늘 다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게임을 더 하기 위해 아이는 부모에게 거짓말을 일삼습니다.


미국게임기업협회인 ESA에서 미국 부모들이 자녀의 미디어 사용에 있어 부모의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하고 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녀가 게임에 접속할 때 가능하면 부모가 함께한다. 91%

둘째, 게임에 접속할 때 부모의 동의를 먼저 받도록 한다. 86%

셋째, 아이들이 하는 게임의 내용이 유해하지는 않은지 내용에 주의를 기울인다. 90%

넷째, 자녀의 게임 이용에 있어 부모가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75%


헐리우드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미국의 가정이 다 무너지고 자녀들이 모두 엉망으로 자라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모의 절대적인 영향력과 보호 아래 아이들이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되었듯이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부모들은 자녀의 미디어 사용을 철저하게 제한한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보모들에게도 자녀를 돌보는 시간에 미디어를 허용하지 말 것에 대한 서약까지 받아낸다고 합니다.


미디어 사용에 있어 부모의 영향력만큼 아이의 안전이 보장됩니다. 최소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칙이 우리 가정의 미디어 사용에 적용되도록 하시기를 바랍니다.


첫째, 우리 가정에서 미디어는 부모님이 계실 때에만 켜진다.

둘째, 우리 가정에서 미디어는 부모님이 함께할 수 있을 때만 사용한다.

셋째, 자녀는 미디어 이용내역에 대해 부모와 공유한다.

넷째, 자녀의 미디어 사용에 있어 시간 계획표가 존재한다.

4. 미디어와 적당히 거리를 두는 가정환경을 만들자.


모든 중독은 접근성에 비례합니다. 매일 술을 마시면서 알코올 중독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가 메타버스에 빠져 두뇌를 망가뜨리고, 정신이 병들지 않도록 보호하려면 무엇보다도 가정에서 미디어와 아이들과의 적절한 거리두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첫째, TV는 거실에 두지 말고 부모의 침실로 옮겨야 합니다.

요즘은 벽걸이 TV가 많아 침실로 옮기기 어려운 가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공간 배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거실에 TV를 놓아둔다면 TV 덮개를 만들어 화면을 가려 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평소에는 TV를 가려 놓고,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는 가족이 함께 덮개를 치우고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봅시다.


둘째, 부모님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가정에서는 손으로부터 분리시켜 놓습니다.

이를 위해 자녀와 함께 스마트폰 보관 바구니를 직접 만들어 사용해 보기를 권합니다. 커피 캐리어 같은 소품을 이용하여, 가족사진과 가족의 다짐 등을 써서 보관함을 만들어 사용하면 좋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감옥 상자 같은 것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검색해서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누구든지 예외 없이 가족 구성원은 집안에서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함께 만든 보관함에 두고, 일상생활에 집중합니다. 스마트폰은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기기가 아니라 외출할 때 사용하는 기기가 되게 하십시오.


셋째, 공간적 거리두기와 함께 시간적 거리두기도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가정에서 미디어 사용은 저녁 10시로 제한합니다. 밤 10시가 되면 우리 집에 있는 모든 영상기기가 꺼지게 합니다. 모든 영상기기가 꺼지면 아이들은 잔소리하지 않아도 일찍 잠을 잘 것입니다. 엄마 얼굴 외에는 볼 것이 없으면 아이들은 책을 보거나, 부모님과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잠이 드는 좋은 습관을 만들게 될 것이고,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날 수 있는 선물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5.미디어 사용 자제력을 키워라


지혜롭고 슬기로운 미디어 사용의 법칙은 ‘이용하고 싶을 때, 이용하고 싶은 만큼’이 아니라 ‘필요할 때, 꼭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미디어를 욕망을 따라 사용하는 것이 바로 미디어 중독입니다. 우리는 자녀들에게 신용카드를 넘겨주고 마음껏 사용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돈뿐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도 제한된 자원입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게임 속 욕망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반드시 자녀들의 미디어사용 시간과 사용하는 용도는 ‘하고 싶은 만큼’ 의 욕망이 아닌, ‘필요한 만큼’ 의 시간약속으로 계획이 수립되어 있어야 합니다.


첫째, 가족 미디어 사용 시간 계획표를 만듭니다.

방학이 되면 방학 생활 계획표를 만들 듯이 가족회의를 통해 각자가 어떤 목적으로 어떤 미디어를 어느 시간 때에 얼마의 시간 동안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둘째, 미디어 사용 일지를 기록합니다.

미리 세운 시간 계획대로 미디어 사용을 실천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하는 과정이 있어야 절제력은 키워집니다. 미디어를 사용하게 되면 사용 후 바로 실천 기록장에 시작 시간, 끝낸 시간, 이용한 미디어와 이용 내용 등 오늘의 미디어 사용에 대한 내용을 간략히 기록하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셋째, 시간 관리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도움을 받는 것도 절제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입니다.

PC나 패드를 이용할 경우에는 ‘맘아이’ 라는 프로그램을 추천합니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부모의 폰과 자녀의 폰을 동기화 시켜 관리하는 ‘가족 링크’ 나 ‘스크린 타임’ 을 추천합니다.


미디어 중독예방을 위한 최고의 백신은 부모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자녀의 미디어 사용을 우려하고, 우리 아이가 중독에 빠지지 않고 안전하고, 절제하며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 무엇보다도 자녀와 가정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기를 권합니다. 아이들이 미디어 속의 재미보다 부모와 대화하고, 함께 놀이하는 시간이 더 즐겁게 만드는 것만이 아이들을 미디어 정글의 위험으로부터 지켜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부모가 간섭하고, 참견함으로 미디어를 절제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스스로 조절하고, 절제하며, 자신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미디어를 사용하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그 열쇠가 바로 부모입니다. 부모로서 우리가 하루 일과에 지치고 쉬고 싶을 때 미디어를 찾는 대신에, 자녀를 찾아 그들의 필요에 반응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 이야말로 최고의 백신입니다.

I(우리아이) M(미디어) Safety(안전여행)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를 구하라

권장희(사단법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권장희(사단법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권장희(사단법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스마트폰은 우리 아이를 스마트하게 할 수 있을까요?

‘디지털 원주민’, ‘포노사피엔스’... 등의 말들이 넘쳐나면서 우리 아이 손에 있는 스마트폰이 마치 우리 아이를 더 똑똑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인 것처럼 미화되고 오해받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하고, 세상의 모든 정보와 재미에 접근하는 가상 세계의 출입문을 여는 손에 쥔 만능열쇠 같습니다.


그러나 아이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이 우리 아이 두뇌 발달을 방해하고, 심지어 병들게 하고 있는 과학적 진실은 잘 알지 못합니다. 2016년 10월 미국소아과학회는 ‘3세 이하에는 절대로 스마트폰이나 TV에 자녀를 노출시켜서는 안된다’고 권고문을 발표했습니다. 2020년 3월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서도 영유아기에 언어발달과 인지발달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미디어 사용 제한에 대한 권고문을 발표했습니다.


2019년 4월 2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 첫 가이드라인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습니다.


“2-4세 어린이는 하루 1시간 이상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화면을 지속해서 봐서는 안 되고, 1세 이하는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화면에 노출되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은 물론 텔레비전과 게임기 사용 시간도 포함된다.”


이러한 전문가 그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모들은 육아할 때 편하다는 이기심,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명분, 아이가 떼를 써서 어쩔 수 없다는 체념 등 여러 이유로 지금도 영유아기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1. 위험을 위험으로 인식하라


왜 그 많은 전문가그룹이 어린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노출시키는 것을 위험하게 보는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스마트폰, 우리 아이 두뇌의 70%가 정지된다!

두뇌 속에 살고 있는 운동난쟁이 호문쿨로스(homunculus)를 아시나요? 신경과학자 와일더팬필드 박사는 두뇌의 운동, 감각 영역은 양손으로 30%, 입과 혀로 25%, 양발로 15%의 연결점을 가진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니까 영유아기와 유소년기 두뇌의 발달은 70%가 연결된 손과 입과 발을, 움직임을 통해 일어납니다.

 

아이들이 놀이할 때,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끊임없이 재잘거리고, 발로 뛰어다니는 것은 두뇌의 70%를 연결하여 발달시키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나 TV를 보고 있는 아이는 입을 움직여 말을 하지 않습니다. 손을 움직이지도 않고, 발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아이 두뇌의 70%를 꺼놓아 발달이 일어나지 않도록 묶어둔 것과 같습니다.



명심하십시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아이는 지금 아이의 입에 청테이프를 붙이고, 손과 발을 묶어 놓고 있는 상태와 결과적으로 같으며, 이는 두뇌의 70%를 발달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자녀의 두뇌 발달을 방해하는 아동학대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둘째, 스마트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주요 원인이다

최근 두뇌 과학은 ADHD가 두뇌의 보상회로 결핍증후군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두뇌에는 행동의 동기를 만들고,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게 만드는 특별한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도파민입니다. 도파민이 부족하면 무기력해지거나,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기 위해 새로운 자극을 찾게 되는데,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 장애는 바로 두뇌가 도파민을 보충하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그래서 ADHD의 치료제는 신경안정제가 아니고 각성제입니다. 과잉행동을 제어하려면 안정제를 투약할 것 같지만, 각성제를 투약하여 두뇌의 도파민의 부족 현상을 약물로 채워주면 산만하고 과잉행동을 할 동기가 사라지게 돕는 것입니다.


문제는 무엇 때문에 우리 아이 두뇌 속에 ‘도파민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가?’입니다. 선천성 ADHD의 경우에는 생물학적 유전자의 문제로 도파민 생산이 부족해진 것입니다. 문제는 생물학적, 유전적 결함이 없는데도 생활 습관에 의해 후천적으로 도파민 결핍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파민을 생산하는 측좌핵은 과도한 자극을 받으면 도파민 수용체에서 도파민을 과잉생산하고, 항상성을 추구하려는 두뇌의 특성으로 인해 측좌핵에 도파민을 조절하라는 피드백 신호를 보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도파민 수용체의 용량이 줄어들게 되어 도파민 결핍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영상 자극으로 과잉 생산된 도파민을 조절하기 위해 공장의 크기가 줄어든 아이들은 영상만큼 강렬한 자극이 없는 일상생활을 할 때는 두뇌가 필요한 만큼의 도파민을 생산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필요한 도파민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자극을 찾아 들고 뛰고, 소리를 지르고, 산만한 과잉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시끄러운 실내 공간에서 누군가와 대화하려면 소리를 질러 말해야 상대방이 듣게 되는 것처럼, 부모가 무심코 보여주는 스마트폰 영상들이 아이들의 두뇌에 강한 자극이라는 시끄러운 신호로 가득 차게 만들고 있어, 우리 아이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마땅히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무절제한 행동을 하는 ADHD 같은 질병을 앓게 됩니다.

 

셋째, 스마트폰, 언어발달을 지연시키는 악당이다.

아이가 말이 트이면 질문을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언어는 생각, 사고의 길을 여는 문입니다. 언어가 발달하여야 생각을 잘하는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그리고 언어는 학습 능력의 원천입니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것을 잘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곧 학습 능력입니다. 언어발달이 지체되면 아이가 누려야 할 많은 학습의 기회를 잃게 됩니다. 언어는 의사소통 곧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회성의 기반이기도 합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능력은 언어로부터 출발합니다. 적절하게 말하고 쓰면서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고 타인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뇌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 바로 언어발달 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것은 언어발달 지체의 첫 번째 원인이라는 점에서 두뇌에는 치명적인 해를 끼치게 됩니다.


스마트폰의 영상 자극이 우리 아이의 언어발달을 방해하는 이유는 말소리를 듣는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두뇌에는 언어습득 장치가 있어 누구나 예외 없이 모국어를 배웁니다. 그리고 두뇌 속의 언어습득 장치는 외부로부터 말소리가 들어와야만 작동을 시작합니다. 언어발달의 결정적시기에 듣지 못하면 그 어떤 사람도 언어를 배울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아이들은 말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가 없게 됩니다. 결국 언어습득 장치가 작동하는 것을 방해하게 됩니다.


우리 두뇌는 전체 피질 중에 시각 피질이 50%이고, 청각피질은 5%에 불과합니다. 언어발달 시기에 영상을 보고 있다면 두뇌의 에너지를 시각 피질이 대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5%에 불과한 청각피질은 두뇌에서 무시되기 쉽습니다. 반면,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는 소리를 듣고 있다면 두뇌는 시각 자극에 방해받지 않고 모든 에너지를 청각 피질에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습득 장치가 잘 작동하게 됩니다.


스마트폰의 영상이 언어발달을 지체 시키는 이유를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상호관계를 통한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영상물은 쌍방향 소통이 아니라 한 방향 소통이기 때문에 언어발달에는 매우 방해가 되는 환경입니다. 아이가 영상을 보면서 질문을 해도 영상 속의 인물은 즉각 대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영상에서 말하는 소리는 아이의 생각과 직접 상호작용을 하지 않아서 듣는 소리와 의미를 일치시키지 못합니다. 어떤 부모는 영상을 보면서 아이가 언어를 배운다고 착각합니다. 물론 영상의 소리를 따라 하므로 말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말을 관찰해보면, 상황이나 맥락과 상관없는 말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의미가 없는 소리, 상대방과 연결되지 않은 말들은 진정한 의미의 언어가 아닙니다.


영상물의 노출이 유아들의 언어발달을 방해한다는 주장은 의학적, 임상적으로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카톨릭대학교 김대진 교수는 스마트폰 과다사용자들에게서 두뇌의 언어 연결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뇌 촬영을 통해 확인했고, 아산병원과 남부대학 연구팀은 만 2세 아동 1,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2~3시간 스마트폰에 노출된 유아들은 그렇지 않은 유아들보다 언어지체 위험이 2~3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일본 도후쿠대학연구팀은 스마트폰 과다 사용자군의 두뇌 촬영에서 언어영역에 손상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스마트폰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은 이러한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음을 명심하시기를 바랍니다.

2.부모가 먼저 미디어 절제력을 실천하라!


1996년 이탈리아의 과학자 리촐라티는 원숭이 실험을 통해 두뇌에 거울신경이 존재한다고 주장했고, 2013년 인간의 두뇌에도 동일한 거울신경이 확인되었습니다.


거울신경은 상대방의 행동을 보기만 해도 두뇌의 같은 영역이 반응하는 것을 말합니다. 거울신경은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 고통을 함께 느낄 뿐 아니라 언어습득이나 동작을 연습할 때, 상대방의 행동을 두뇌 속에서 이미지트레이닝이 가능하게 하는 장치입니다.


아들이 아버지와 똑같은 자세로 걷는 모습을 보며 거울신경 원리를 생각해 봅시다. 아들은 아빠가 좋아서 아빠의 걷는 모습을 흉내 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모차에 앉아 지낼 때부터 아들은 아빠의 걷는 뒷모습을 보고 자랐다는 사실입니다.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들의 두뇌 속의 거울신경은 아빠의 걷는 모습을 무의식 가운데 이미지 트레이닝하고 있었고, 이미 두뇌는 아빠의 걷는 방식으로 모형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부부가 닮는다는 말도 거울신경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에게 거울신경으로 연결되어 말투와 태도와 행동, 그리고 감정과 정서까지 닮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족의 식탁으로 자리를 옮겨 생각해 봅시다. 아빠는 밥을 먹으면서 스마트폰을 봅니다. 엄마도 밥을 먹으며 스마트폰을 봅니다. 아이는 밥만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눈은 엄마와 아빠가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것을 주목하며 밥을 먹습니다. 아이는 스마트폰을 하고 있지 않지만, 두뇌에는 거울신경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의 두뇌에서는 엄마와 아빠의 두뇌와 똑같은 스마트폰을 향한 욕망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부모가 지금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를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미디어 절제를 하지 않으면서 자녀들에게 ‘게임 그만해라’ ‘스마트폰 좀 그만 만져라.’ ‘언제까지 TV만 보고 있을래’ 이러한 종류의 말들은 영향력이 없습니다. 이미 아이의 두뇌 속 거울신경을 통해 아이는 미디어의 욕망을 실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아이들에게 ‘책 읽어라.’고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지금 부모를 쳐다보고 있다 싶으면 빨리 책을 펴십시오! 읽지는 않아도 됩니다. 그냥 책 읽는 모습을 전시하십시오. 보여주기만 하십시오. 그러면 자녀의 거울신경은 무의식중에라도 책꽂이로 다가가 책을 꺼내 펴서 읽고 있도록 안내할 것입니다.

거울신경이 우리 부모에게 말하는 것은 자녀에게 원하는 모습을 말하지 말고 잘 보여주라는 것입니다. 우리 가정에서 자녀들이 미디어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먼저 미디어를 절제하며 안전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부모가 제 멋대로 살면, 아이들은 보는 대로 사는 것입니다.”


3. 미디어보다 먼저 부모의 영향력을 키워라


자녀의 미디어 사용에 있어 부모는 어느 정도 개입하고 간섭해야 하는지에 대해 부모들은 많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디어는 단지 오락이나 놀이의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놀이터에 나가 동네 친구들과 놀이하거나 집에서 형제들과 놀이하는 것을 굳이 간섭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미디어 속의 가상현실에서 자녀의 놀이를 간섭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디어를 통해 보고 듣는 모든 것은 두뇌발달과 직접 연결되어 있고, 부모보다도 훨씬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 것은 개입이나 간섭이 아니라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땅한 책무입니다. 쉽게 예를 들면, 낮 시간에 아이들만 있는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를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심야에 술에 취한 동네의 불량배들이 서성이는 놀이터에 아이가 혼자 나가서 놀겠다고 하면 대수롭지 않게 허락하는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부모의 바쁜 시간을 할애 받기 위한 ‘대체재 ’나 ‘보모 역할’ 로 미디어를 사용하게 한다는 것은 자녀들을 위험에 노출하는 일입니다. 유치원 아이들에게 언제 게임을 하느냐고 물었을 때, 가장 높은 응답이 부모님이 외출할 때라고 응답합니다. 이것이 가장 위험스러운 사용법입니다.


대다수의 가정에서 미디어를 사용하는 자녀 앞에서 부모는 영향력이 없습니다.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자녀와 늘 다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게임을 더 하기 위해 아이는 부모에게 거짓말을 일삼습니다.


미국게임기업협회인 ESA에서 미국 부모들이 자녀의 미디어 사용에 있어 부모의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하고 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녀가 게임에 접속할 때 가능하면 부모가 함께한다. 91%

둘째, 게임에 접속할 때 부모의 동의를 먼저 받도록 한다. 86%

셋째, 아이들이 하는 게임의 내용이 유해하지는 않은지 내용에 주의를 기울인다. 90%

넷째, 자녀의 게임 이용에 있어 부모가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75%


헐리우드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미국의 가정이 다 무너지고 자녀들이 모두 엉망으로 자라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모의 절대적인 영향력과 보호 아래 아이들이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되었듯이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부모들은 자녀의 미디어 사용을 철저하게 제한한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보모들에게도 자녀를 돌보는 시간에 미디어를 허용하지 말 것에 대한 서약까지 받아낸다고 합니다.


미디어 사용에 있어 부모의 영향력만큼 아이의 안전이 보장됩니다. 최소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칙이 우리 가정의 미디어 사용에 적용되도록 하시기를 바랍니다.


첫째, 우리 가정에서 미디어는 부모님이 계실 때에만 켜진다.

둘째, 우리 가정에서 미디어는 부모님이 함께할 수 있을 때만 사용한다.

셋째, 자녀는 미디어 이용내역에 대해 부모와 공유한다.

넷째, 자녀의 미디어 사용에 있어 시간 계획표가 존재한다.

4. 미디어와 적당히 거리를 두는 가정환경을 만들자.


모든 중독은 접근성에 비례합니다. 매일 술을 마시면서 알코올 중독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없습니다. 우리 아이가 메타버스에 빠져 두뇌를 망가뜨리고, 정신이 병들지 않도록 보호하려면 무엇보다도 가정에서 미디어와 아이들과의 적절한 거리두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첫째, TV는 거실에 두지 말고 부모의 침실로 옮겨야 합니다.

요즘은 벽걸이 TV가 많아 침실로 옮기기 어려운 가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공간 배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거실에 TV를 놓아둔다면 TV 덮개를 만들어 화면을 가려 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평소에는 TV를 가려 놓고,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는 가족이 함께 덮개를 치우고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봅시다.


둘째, 부모님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가정에서는 손으로부터 분리시켜 놓습니다.

이를 위해 자녀와 함께 스마트폰 보관 바구니를 직접 만들어 사용해 보기를 권합니다. 커피 캐리어 같은 소품을 이용하여, 가족사진과 가족의 다짐 등을 써서 보관함을 만들어 사용하면 좋습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감옥 상자 같은 것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검색해서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누구든지 예외 없이 가족 구성원은 집안에서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함께 만든 보관함에 두고, 일상생활에 집중합니다. 스마트폰은 가정 내에서 사용하는 기기가 아니라 외출할 때 사용하는 기기가 되게 하십시오.


셋째, 공간적 거리두기와 함께 시간적 거리두기도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가정에서 미디어 사용은 저녁 10시로 제한합니다. 밤 10시가 되면 우리 집에 있는 모든 영상기기가 꺼지게 합니다. 모든 영상기기가 꺼지면 아이들은 잔소리하지 않아도 일찍 잠을 잘 것입니다. 엄마 얼굴 외에는 볼 것이 없으면 아이들은 책을 보거나, 부모님과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잠이 드는 좋은 습관을 만들게 될 것이고,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날 수 있는 선물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5.미디어 사용 자제력을 키워라


※ 본 칼럼 내용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우리온 NoKo Insight 웹진 및 후원처 (재)통일과나눔의 견해와 꼭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지혜롭고 슬기로운 미디어 사용의 법칙은 ‘이용하고 싶을 때, 이용하고 싶은 만큼’이 아니라 ‘필요할 때, 꼭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미디어를 욕망을 따라 사용하는 것이 바로 미디어 중독입니다. 우리는 자녀들에게 신용카드를 넘겨주고 마음껏 사용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돈뿐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도 제한된 자원입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게임 속 욕망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반드시 자녀들의 미디어사용 시간과 사용하는 용도는 ‘하고 싶은 만큼’ 의 욕망이 아닌, ‘필요한 만큼’ 의 시간약속으로 계획이 수립되어 있어야 합니다.


첫째, 가족 미디어 사용 시간 계획표를 만듭니다.

방학이 되면 방학 생활 계획표를 만들 듯이 가족회의를 통해 각자가 어떤 목적으로 어떤 미디어를 어느 시간 때에 얼마의 시간 동안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둘째, 미디어 사용 일지를 기록합니다.

미리 세운 시간 계획대로 미디어 사용을 실천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하는 과정이 있어야 절제력은 키워집니다. 미디어를 사용하게 되면 사용 후 바로 실천 기록장에 시작 시간, 끝낸 시간, 이용한 미디어와 이용 내용 등 오늘의 미디어 사용에 대한 내용을 간략히 기록하는 습관을 갖는 것입니다.


셋째, 시간 관리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도움을 받는 것도 절제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입니다.

PC나 패드를 이용할 경우에는 ‘맘아이’ 라는 프로그램을 추천합니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부모의 폰과 자녀의 폰을 동기화 시켜 관리하는 ‘가족 링크’ 나 ‘스크린 타임’ 을 추천합니다.


미디어 중독예방을 위한 최고의 백신은 부모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자녀의 미디어 사용을 우려하고, 우리 아이가 중독에 빠지지 않고 안전하고, 절제하며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 무엇보다도 자녀와 가정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기를 권합니다. 아이들이 미디어 속의 재미보다 부모와 대화하고, 함께 놀이하는 시간이 더 즐겁게 만드는 것만이 아이들을 미디어 정글의 위험으로부터 지켜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부모가 간섭하고, 참견함으로 미디어를 절제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스스로 조절하고, 절제하며, 자신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미디어를 사용하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그 열쇠가 바로 부모입니다. 부모로서 우리가 하루 일과에 지치고 쉬고 싶을 때 미디어를 찾는 대신에, 자녀를 찾아 그들의 필요에 반응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 이야말로 최고의 백신입니다.

※ 본 칼럼 내용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우리온 NoKo Insight 웹진 및 후원처 (재)통일과나눔의 견해와 꼭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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