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 모델, 강사, 배우 그리고 유튜버 강나라
“하고 싶은 일을 쫓아가다 보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어요.”
글 임지현 | 사진 최승대

한 달 사이에 3만 명이 늘었다. 인터뷰를 준비하고 만나기까지 걸린 한 달 동안 유튜버 강나라씨의 유튜브 채널 '놀새나라TV'의 구독자 수가 무려 3만 명이 늘어났다. 어느덧 구독자 40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누군가는 그녀가 걸어온 길을 '쉬운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처음 개설할 때 몇 달 동안은 구독자가 200명도 채 안 됐어요. 편집할 줄 몰라서 매월 40만 원 씩 써가며 외주를 맡겼어요. 당시 유튜브 수익이 월 8만 원 정도였죠. 정말 많이 뛰어다녔어요. 공중파에서 리포터로 활동 했었는데, 지역 소개 컨셉이라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어요. 새벽 3시에 출발해서 촬영 마치고 다음 날 서울에 올라와 바로 스튜디오 촬영에 들어간 적도 있어요. 중고등학생 상대로 강연도 꽤 다녔어요. 그렇게 한 달에 서른 군데 정도 다녔죠."
그 누구보다 대한민국을 더 많이 누볐을 것이라고 자부하는 강나라씨는 약 2년 동안 전국 각지 700여 군데에 발자국을 남겼다. 아무리 바빠도 유튜브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외국 유튜버들의 콜라보 제의나 CNN, BBC 등 해외 언론에서 들어오는 인터뷰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외국 팬층이 많아졌다. 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강연을 다니다 보니 유튜브에는 10대와 20대의 구독자 유입이 점점 늘어났다. 인터뷰를 한 날짜를 기준으로 25~34세 구독자가 30%로 제일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고, 18~24세가 26%로 뒤를 이었다. 13~17세 구독자 비율도 적지 않았다. 가히 이례적인 수치다. '북한' 콘텐츠가 주로 중장년층의 관심을 받고 있을 것이란 편견을 깨준다.
그녀만의 캐릭터를 구축해온 데는 꾸준하고도 끈질긴 노력이 필요했다. 한때는 출연료를 일절 주지 않는 섭외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돈도 안 주는데 왜 가냐는 주변 친구들의 질문에 조금 더 열심히 살아보고자 하는 본인의 소신을 꺾지 않았다. 한 번은 1년 동안 에어컨 바람 한 줄기 없는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음악 방송을 진행했던 적도 있었다.
"아이돌들이 출연해서 지하상가에서 즉흥으로 공연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방송이었어요. 너무 더운 날에도 그분들은 그곳에서 노래하면서 춤춰야 했어요. 출연료 없이 어려운 환경에서 진행하는 게 힘들긴 했지만 그런 노력을 볼 때면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재차 다짐하곤 했어요"
더 열심히 뛰는 누군가를 보고 도전받으며 그녀는 전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최고를 꿈꾸며 하루도 게을리 보내지 않는 강나라씨의 타이틀은 하나가 아니다. 얼마 전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전속 모델로 발탁됐고 방송은 물론 강의도 계속하고 있다. 배우라는 이름으로 곧 공개되는 웹드라마의 주인공 역할을 하기도 했다. 강나라씨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플로리스트', '패션디자이너', '뮤지컬 배우' 등 수많은 돌다리를 건너왔다. 이 모든 걸음은 정착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었다.

"처음 한국 와서 솔직히 후회 진짜 많이 했거든요. 살기 힘들어서 방황도 했고,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나 매일 같이 고민했어요. 미래가 안 보였거든요. 하루도 빠짐없이 울었어요. 누군가는 제가 이 자리까지 어렵지 않게 왔다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언젠가부턴 이래선 안 되겠단 생각에 뭐라도 하자는 마음에 이것저것 도전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금의 제가 있는 거겠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대외적인 활동을 하다 보니 악플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정도가 지나쳐 고소까지 했지만, 결국엔 선처를 베풀었다. 어린 나이에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선처하길 잘했다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그녀는 주변의 시기 어린 시선이 아닌 따뜻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더 나은 내일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먼저 온 어머니께 '집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건넬 정도로 힘겨웠던 그녀는 지금 어디선가 울고 있을 누군가에게 당부한다.
"한국도 사람 사는 곳이에요. 살다 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한 두 가지는 생길 거예요. 그 무언가를 계속 쫓아가다 보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어요. 노력한 만큼 결과가 꼭 생기기 때문에 뭐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다 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

여섯 번의 대학 진학, 몇 차례의 이직을 거쳐온 강나라씨는 인터뷰를 마치고 새벽 비행기로 여행을 떠난다. 그녀는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균형을 맞춰가며 부지런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때때로 마주하는 난관을 두고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Obliviate'. 해리포터에 나오는 망각 주문 중 하나로 '(과거를) 잊다'라는 뜻이다. 어려운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내일에 집중하는 그녀의 행보를 응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한다.